[홍진기/HongJinGi] '옥씨부인전' 끝동이 홍진기, 임지연과 5년 만 재회 후 든 생각 [엔터&피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조회125회 작성일 25-02-17 11:54본문
'옥씨부인전'을 보다 보니 유독 잔상에 남는 배우가 있었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선배 배우들 앞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감칠맛 나는 말투는 웃음을 유발했다. 지난 2017년 드라마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로 데뷔, '해치'(2019), '웰컴2라이프'(2019), '홍천기'(2021), '마이 데몬'(2023) 등에 꾸준히 출연하며 어느새 데뷔 9년 차가 된 홍진기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26일 16회로 종영한 JTBC '옥씨부인전'(연출 진혁‧최보윤/제작 SLL‧코퍼스코리아)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담은 드라마. 최종회에서 13.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입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옥태영과 천승휘의 서사가 주를 이뤘지만 옥태영 집에서 일하는 노비들인 막심(김재화), 도끼(오대환), 만석(이재원), 끝동이(홍진기)로 이뤄진 일명 '노벤져스' 또한 웃음과 힐링을 안기며 작품 인기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중에서도 끝동이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끝동이는 '노벤져스' 중 막내로, 소문을 듣고 나르는 데 귀재인 청수현의 정보통. 홍진기는 이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홍진기는 "촬영하는 동안 즐거웠다. 가고 싶은 현장을 만들어준 선배님, 감독님, 스태프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제가 잘했다기보다 선후배분들 덕을 본 느낌이다. 감사함이 크다"며 활짝 웃었다.
드라마의 인기를 체감한 순간도 있었다. 작품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작사로부터 캐스팅 제안을 받는 빈도수가 확실히 늘었다고 고백한 그의 얼굴에서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사실 상투를 벗으면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오디션을 보거나 미팅을 하면 관계자분들이 처음에는 모르시다가 '어디에서 봤는데?' 하세요. 그러다 나중에 프로필을 보고는 끝동이냐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았죠. 주변에서 오래 연락이 없던 분들한테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이 오거나 관계자로부터 캐스팅 제안이 올 때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는 걸 느끼기도 했고요."
끝동이를 연기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했던 지점 중 하나는 충청도 사투리였다. 학창 시절을 전라도 광주에서 보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게 익숙했다는 그는 '웰컴2라이프'를 통해 충청도 사투리를 익혔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수한 사투리를 소화할 수 있었다.
"개그맨 김두영씨가 충청도 사투리를 하는 유튜브를 참고한 편이에요. 그리고 충청도식 화법이 재밌는 게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식당에 갔는데 음식이 너무 안 나오면 보통은 '왜 안 나와' '배고파 죽겠다' 이런 식으로 반응하잖아요. 그런데 충청도 화법에서는 '이러다 가을 오겄네' 이런 식으로 돌려 말하는 재미가 느껴졌어요. 그런 부분을 캐치하려고 한 편이죠. 그래서 대본리딩을 할 때 말투를 '충분히 쉬셨는디' 대사를 '더 쉬다가 산송장 되겄네' 이런 식으로 고쳐서 갔는데, 작가님이 그걸 들으신 후에 '똑똑한 배우인 것 같다'고 칭찬해 주시기도 했어요. 너무 감사했죠."
끝동이가 다른 노비들과 달랐던 점은 옥태영의 외지부 업무를 도와주는 역할까지 도맡았다는 거다. 옥태영으로부터 글을 배우고 법 공부까지 한 그는 바쁘게 뛰어다니며 청수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해결했고, 결국 한양의 저명한 외지부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노비에서 양반가 며느리, 그리고 외지부까지 된 옥태영의 남자 버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한 인물. 당연히 홍진기도 이에 맞춰 연기에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솔직히 끝동이가 외지부가 될 줄은 저도 상상 못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장 변화가 뚜렷하게 보였던 건 외적인 부분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상투를 튼다든가 외지부 업무복으로 갈아입으면서 변화가 생겼잖아요. 의상팀과 분장팀에서 잘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할 땐 예전의 끝동이가 소문을 옮기고 다녔다면, 나중에는 브레인이 돼 말을 가려서 할 줄 아이로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투를 조금 다르게 하면서 변화를 주려고 많이 생각한 편이에요."
끝동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데에는 옥태영의 지분이 단연 컸다. 그래서였을까. 노비였다는 게 발각된 그를 위해 목숨을 걸고 격쟁을 자처했고, 결국 면천을 이끌어냈다. 도대체 옥태영이 어떤 의미였길래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걸까.
"끝동이한테 옥태영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노비였던 걸 모르고 양반으로만 알았을 땐 나를 지켜주는 집 같고 울타리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데 노비였다는 걸 알았을 때는 가능성이 되지 않았을까요. 같은 노비인데 저렇게까지 한 걸 보고 나도 할 수 있다고 여기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것들이 쌓이니까 용기를 내서 격쟁할 수 있었을 거라고 봐요."
끝동이가 옥태영을 아낀 만큼 홍진기도 옥태영을 연기한 임지연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임지연과는 '웰컴2라이프'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춰본 적 있었기에, 이번 재회는 유독 반가웠다.
"임지연 누나가 5년 전에 비해 엄청난 화제성을 가진 배우가 됐잖아요.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현장에서의 마음가짐이 전혀 다르지 않아서 감동 받은 적이 있었어요. 정말 피곤하고 힘든 스케줄로 지쳐있을 텐데도 현장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니까 저희도 편안하게 의견을 낼 수 있었죠."
그 외에도 '노벤져스' 호흡을 맞춘 선배들과의 경험도 소중했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것부터 감정을 가져오던 김재화의 연기, 동물적인 감각과 치밀한 계산을 버무린 오대환의 연기, 신을 풍성하게 만든 이재원의 연기를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존경심을 가득 표했다.
"제가 선배님들과 9년~15년 나이 차가 나는데 '과연 나는 10년 뒤에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저도 선배님들처럼 (연기)하고 싶다'면서 노력하겠다고 얘기하니까 선배님들이 '넌 3년 뒤에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시더라고요.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보내야 저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싶어요."
그렇게 '옥씨부인전'을 잘 마무리한 홍진기는 이로써 제대 후 두 번째 작품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역 후 '마이 데몬'으로 복귀식을 치르고 이번 작품으로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한 그는 제대 후 30대가 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긴 기점을) 입대 전과 후로 나눌 수도 있지만 20대와 30대로 나눌 수 있기도 해요. 조금 더 현실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엔 현실에 부딪혀 포기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젠 그게 잘 느껴지니까 조금 더 책임감이 생겼다고 할까요. 제가 이 자리를 맡으면서 다른 누군가는 (이 자리를) 포기하는 상황이 왔을 수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저를 봤을 때 '저렇게 (연기)했으니 캐스팅 됐다'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사명감도 생기는 것 같고요."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끝동이를 연기한 결과, 다행히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좋은 선배들과 함께하며 많은 걸 배운만큼, '옥씨부인전'은 그에게 유독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이 작품과 끝동이가 '너 잘 가고 있다'고 말해주는 이정표 같은 느낌이었어요. 솔직히 이 일이 길이 없잖아요.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목적지가 어딘지, 어느 방향이 맞는지도 모르겠는데 어쩌다 '옥씨부인전'을 만나서 끝동이라는 이정표를 따라갔어요. 그런데 맞는 길을 가고 있다면서 조금 더 가보라고 응원해 주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 드라마로 2025년 포문을 힘차게 연 홍진기는 새 작품 촬영에 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이 와중 올해 이루고자 하는 연기 목표도 분명하다. 그의 다음 연기는 또 어떨지 궁금증이 커진다.
"올해는 도전을 시도하려고 해요. 딜레마이긴 한데 비슷한 역할을 계속 해야 하는지, 아니면 힘들더라도 안 해봤던 걸 시도해야 하는 건지 늘 고민이 돼요. 그런데 길게 봤을 땐 결국 도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제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연기도 처음엔 되게 힘들어했을 거잖아요. 하다 보니까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뿐이죠. 그러니까 지금 어렵게 느껴지는 연기도 해보면 새로운 길이 많이 열릴 것 같단 생각이에요. 사각형을 계속 굴리다 보면 모서리가 마모돼 동그라미가 될 수 있는 것처럼요."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지난달 26일 16회로 종영한 JTBC '옥씨부인전'(연출 진혁‧최보윤/제작 SLL‧코퍼스코리아)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담은 드라마. 최종회에서 13.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입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옥태영과 천승휘의 서사가 주를 이뤘지만 옥태영 집에서 일하는 노비들인 막심(김재화), 도끼(오대환), 만석(이재원), 끝동이(홍진기)로 이뤄진 일명 '노벤져스' 또한 웃음과 힐링을 안기며 작품 인기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중에서도 끝동이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끝동이는 '노벤져스' 중 막내로, 소문을 듣고 나르는 데 귀재인 청수현의 정보통. 홍진기는 이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홍진기는 "촬영하는 동안 즐거웠다. 가고 싶은 현장을 만들어준 선배님, 감독님, 스태프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제가 잘했다기보다 선후배분들 덕을 본 느낌이다. 감사함이 크다"며 활짝 웃었다.
드라마의 인기를 체감한 순간도 있었다. 작품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작사로부터 캐스팅 제안을 받는 빈도수가 확실히 늘었다고 고백한 그의 얼굴에서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사실 상투를 벗으면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오디션을 보거나 미팅을 하면 관계자분들이 처음에는 모르시다가 '어디에서 봤는데?' 하세요. 그러다 나중에 프로필을 보고는 끝동이냐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았죠. 주변에서 오래 연락이 없던 분들한테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이 오거나 관계자로부터 캐스팅 제안이 올 때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는 걸 느끼기도 했고요."
끝동이를 연기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했던 지점 중 하나는 충청도 사투리였다. 학창 시절을 전라도 광주에서 보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게 익숙했다는 그는 '웰컴2라이프'를 통해 충청도 사투리를 익혔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수한 사투리를 소화할 수 있었다.
"개그맨 김두영씨가 충청도 사투리를 하는 유튜브를 참고한 편이에요. 그리고 충청도식 화법이 재밌는 게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식당에 갔는데 음식이 너무 안 나오면 보통은 '왜 안 나와' '배고파 죽겠다' 이런 식으로 반응하잖아요. 그런데 충청도 화법에서는 '이러다 가을 오겄네' 이런 식으로 돌려 말하는 재미가 느껴졌어요. 그런 부분을 캐치하려고 한 편이죠. 그래서 대본리딩을 할 때 말투를 '충분히 쉬셨는디' 대사를 '더 쉬다가 산송장 되겄네' 이런 식으로 고쳐서 갔는데, 작가님이 그걸 들으신 후에 '똑똑한 배우인 것 같다'고 칭찬해 주시기도 했어요. 너무 감사했죠."
끝동이가 다른 노비들과 달랐던 점은 옥태영의 외지부 업무를 도와주는 역할까지 도맡았다는 거다. 옥태영으로부터 글을 배우고 법 공부까지 한 그는 바쁘게 뛰어다니며 청수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해결했고, 결국 한양의 저명한 외지부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노비에서 양반가 며느리, 그리고 외지부까지 된 옥태영의 남자 버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한 인물. 당연히 홍진기도 이에 맞춰 연기에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솔직히 끝동이가 외지부가 될 줄은 저도 상상 못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장 변화가 뚜렷하게 보였던 건 외적인 부분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상투를 튼다든가 외지부 업무복으로 갈아입으면서 변화가 생겼잖아요. 의상팀과 분장팀에서 잘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할 땐 예전의 끝동이가 소문을 옮기고 다녔다면, 나중에는 브레인이 돼 말을 가려서 할 줄 아이로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투를 조금 다르게 하면서 변화를 주려고 많이 생각한 편이에요."
끝동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데에는 옥태영의 지분이 단연 컸다. 그래서였을까. 노비였다는 게 발각된 그를 위해 목숨을 걸고 격쟁을 자처했고, 결국 면천을 이끌어냈다. 도대체 옥태영이 어떤 의미였길래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걸까.
"끝동이한테 옥태영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노비였던 걸 모르고 양반으로만 알았을 땐 나를 지켜주는 집 같고 울타리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데 노비였다는 걸 알았을 때는 가능성이 되지 않았을까요. 같은 노비인데 저렇게까지 한 걸 보고 나도 할 수 있다고 여기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것들이 쌓이니까 용기를 내서 격쟁할 수 있었을 거라고 봐요."
끝동이가 옥태영을 아낀 만큼 홍진기도 옥태영을 연기한 임지연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임지연과는 '웰컴2라이프'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춰본 적 있었기에, 이번 재회는 유독 반가웠다.
"임지연 누나가 5년 전에 비해 엄청난 화제성을 가진 배우가 됐잖아요.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현장에서의 마음가짐이 전혀 다르지 않아서 감동 받은 적이 있었어요. 정말 피곤하고 힘든 스케줄로 지쳐있을 텐데도 현장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니까 저희도 편안하게 의견을 낼 수 있었죠."
그 외에도 '노벤져스' 호흡을 맞춘 선배들과의 경험도 소중했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것부터 감정을 가져오던 김재화의 연기, 동물적인 감각과 치밀한 계산을 버무린 오대환의 연기, 신을 풍성하게 만든 이재원의 연기를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존경심을 가득 표했다.
"제가 선배님들과 9년~15년 나이 차가 나는데 '과연 나는 10년 뒤에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저도 선배님들처럼 (연기)하고 싶다'면서 노력하겠다고 얘기하니까 선배님들이 '넌 3년 뒤에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시더라고요.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보내야 저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싶어요."
그렇게 '옥씨부인전'을 잘 마무리한 홍진기는 이로써 제대 후 두 번째 작품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역 후 '마이 데몬'으로 복귀식을 치르고 이번 작품으로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한 그는 제대 후 30대가 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긴 기점을) 입대 전과 후로 나눌 수도 있지만 20대와 30대로 나눌 수 있기도 해요. 조금 더 현실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엔 현실에 부딪혀 포기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젠 그게 잘 느껴지니까 조금 더 책임감이 생겼다고 할까요. 제가 이 자리를 맡으면서 다른 누군가는 (이 자리를) 포기하는 상황이 왔을 수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저를 봤을 때 '저렇게 (연기)했으니 캐스팅 됐다'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사명감도 생기는 것 같고요."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끝동이를 연기한 결과, 다행히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좋은 선배들과 함께하며 많은 걸 배운만큼, '옥씨부인전'은 그에게 유독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이 작품과 끝동이가 '너 잘 가고 있다'고 말해주는 이정표 같은 느낌이었어요. 솔직히 이 일이 길이 없잖아요.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목적지가 어딘지, 어느 방향이 맞는지도 모르겠는데 어쩌다 '옥씨부인전'을 만나서 끝동이라는 이정표를 따라갔어요. 그런데 맞는 길을 가고 있다면서 조금 더 가보라고 응원해 주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 드라마로 2025년 포문을 힘차게 연 홍진기는 새 작품 촬영에 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이 와중 올해 이루고자 하는 연기 목표도 분명하다. 그의 다음 연기는 또 어떨지 궁금증이 커진다.
"올해는 도전을 시도하려고 해요. 딜레마이긴 한데 비슷한 역할을 계속 해야 하는지, 아니면 힘들더라도 안 해봤던 걸 시도해야 하는 건지 늘 고민이 돼요. 그런데 길게 봤을 땐 결국 도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제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연기도 처음엔 되게 힘들어했을 거잖아요. 하다 보니까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뿐이죠. 그러니까 지금 어렵게 느껴지는 연기도 해보면 새로운 길이 많이 열릴 것 같단 생각이에요. 사각형을 계속 굴리다 보면 모서리가 마모돼 동그라미가 될 수 있는 것처럼요."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